16년째 NID 참여하는 일본인 의사 세키바 씨
6월. 21, 2017
요시 세키바씨는 일본 북부의 아오모리 지방에서 잘 알려진 소아과 의사로 고정환자가 많다. 그의 일정은 진료로 꽉 차 있다. 그런 그가 바쁜 일정을 제쳐 놓고 지난 16년간 단 한번도 빼놓지 않은 일이 있다. 소아마비 백신 투여를 위해 동료 로타리안들을 인솔해 해마다 인도에 가는 것이다. 그는 아오모리에 소재한 히로사키 애플 로타리클럽 회원이다.
세키바씨는 20대 후반이던 1978년부터 2년간 아프리카 가나에서 의료 봉사를 했다. 그는 환경이 열악한 병원에서 영양실조인 아동들을 맡아 치료했다. 의료 장비나 의약품이 부족한 병원에서 아이들을 치료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소아마비에 걸려 입원한 어린아이들을 제대로 치료하기란 더욱 불가능했다. 최선을 다하려는 의사에게 그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세키바씨는 당시 소아마비에 걸려 사지가 마비된 어린아이들중 많은 수가 부모로부터 버림받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결국 거리로 내몰려 동냥을 해야 했다.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기어다니며 구걸을 하던 모습은 아직도 그의 머리 속에서 맴돈다고 한다. 그는 “아마도 그때 무의식중에 소아마비를 퇴치하는데 무엇인가 기여해야겠다는 약속을 자신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봉사에서 일본에 돌아 온 세키바씨는 의사로 바쁘게 일하다보니 한동안 소아마비를 잊고 살았다고 한다. 그가 다시 소아마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로타리에 가입한 후였다. 그는 로타리지정 지역잡지를 읽다가 폴리오플러스라는 단어를 접했다. 폴리오와 플러스라는 단어를 모를리 없던 그였지만 두단어가 합쳐진 깊은 뜻을 나중에 알게됐다고 한다.
세키바씨의 클럽이 속한 로타리지구는 폴리오플러스기금 기부를 잘 하기로 유명하다.그러나 그는 소아마비를 퇴치하기 위해 기금기부만 하는게 늘 마음에 결렸다. 그는 “소아마비 발병국에 가서 지역 로타리안들과 함께 면역 캠페인에 참여했던 사람이 지구에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세키바씨는 2000년 국제협의회에 차기 지구총재로 참가했다. 그때 오찬행사에서 우연히 인도 폴리오플러스 위원회의 허만트 아우자 위원장과 동석하게 됐는데, 그로부터 인도정부가 실시하는 전국 면역의 날(NID)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두번 생각하지 않고 즉석에서 전국 면역의 날에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세키바씨가 아오모리지역내 로타리클럽 회원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로타랙터등 22명을 모집해 처음으로 인도에 간 것은 2001년 1월 실시된 전국면역의 날 때였다. 봉사단원들은 5세미만 아동 1,500여명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두방울씩을 투여했다.
이후 지금까지 세키바씨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인도에 봉사를 다녀왔다. 금년에는 지난 1월29일과 30일 양일간 델리에서 실시된 전국 면역의 날 행사에 일본 전역에서 모집한 로타리안 60명을 인솔해 다녀왔다. 봉사단은 3인 1조로 나뉘어 곳곳에 설치된 임시보건소에서 5세 미만 아동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투여했다. 백신을 투여 받은 어린 소녀의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보라색 표시를 해 준 한 노년의 로타리안은 주머니에서 연필과 헬로키디 스티커를 꺼내 소녀에게 주었다. 불안에 떨었던 소녀는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선물을 흔들며 뒤도 안돌아 보고 사라진 소녀는 이 다음에 성인이 되어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소아마비 백신 부스를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세키바씨는 자신한다.
그는 자신의 인도 봉사를 이어갈 책임감 있는 로타리안을 찾고 있다. 또 내년 2월로 예정된 인도 면역의 날 행사에는 이웃인 한국의 로타리안들도 동참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